포리초등학교

교육재정의 어려움, 바로 알고 함께 풀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경기도교육감 이재정입니다.

새싹 같은 아이들과 함께 2016학년도 새 학기를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여전하여 학부모님들과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보육대란’, ‘교육대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진실이 무엇이며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누리과정은 만 3~5세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어디를 다니든지 같은 과정으로 교육·보육을 시키자는 것으로 대통령 공약사업이며 국가시책사업입니다. 정부에서는 누리과정 유아의 보호자들에게 누리과정비(매월 유아1인당 공립유치원 11만원,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29만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2016년 기준 1조 559억원으로, 이 금액은 유·초·중·고교 전체 학교운영비 1조 386억원보다 많습니다. 누리과정은 국가시책사업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합니다. 법은 국가의 사업을 교육청에 떠넘겨 교육청의 재정 건전성 및 자주성을 해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 정부에서는 ‘주었다’하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정부는 누리과정 지원을 교육청에 지시하면서 교육청에 주는 자금을 늘려주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교육청에 주는 학교교육경비(교부금)에서 돈을 빼내어 누리과정을 지원하도록 하였으니 누리과정 지원비를 준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누리과정을 이유로 정부가 교육청에 추가로 지급한 돈은 단 한 푼도 없습니다. 실제로 2016년도 교부금 총액은 2013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3년간 교부금 총액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1조가 넘는 누리과정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누리과정이 시작된 최근 3년간 경기도교육청의 빚은 2조 4천억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학교신증설을 위한 부채상환금(BTL)을 포함한 총 부채는 2015년도말 기준 예산총액의 50%를 초과하여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입니다. 교육청의 부채는 중앙정부에서 지정하여 발생하는 것이며 교육청에서 임의로 발행할 수 없습니다. 교육청의 부채는 교육재정에서 매년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우리교육청은 매년 5천억원이 넘는 빚을 갚아나가야 합니다. 이는 학교 교육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교육감은 교육예산을 교육 이외의 영역에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교육감은 교육 관련 법률에 따라 유·초·중·고교 교육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교육예산은 함부로 다른 곳에 쓸 수 없습니다. 특히 현행 법령상 어린이집은 보건 복지부와 시·도지사의 관할에 있는 보육기관임에도 유·초·중·고교 교육예산을 줄여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야 하겠습니까? 이것은 법률을 어기라는 요구입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교육대란’ 위기, 함께 풀어야 합니다!

누리과정 실시에 따른 교육재정 악화로 유･초･중등 학교기본운영비 5% 감액과 노후화장실 개선, 고장이 잦은 노후냉난방기의 교체, 비 새는 학교건물의 보수 등 교육환경 개선을 제때에 실시하지 못해 교육환경은 열악해지고 있으며, 교수학습비 감축은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교육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강력히 문제제기도 하고, 의회 등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며 대안을 모색하였으나, 이러한 노력에도‘한계’가 있어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경기도 학생들이 누려야 할 쾌적한 교육환경과 행복한 학습권을 지켜야 합니다. 보육대란과 교육대란을 함께 풀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사업비 국고 부담과 관련 법령 정비, 교육재정 확대를 위한 정부 교부금 비율 상향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불어 교육 대란의 위기를 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합니다. 교육대란 위기 극복을 위한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가오는 새봄과 함께 학부모님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6년 3월 일

경기도교육감 이 재 정